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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전개 방식 개괄

 

‘내용 전개 방식’은 왜 필요할까?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내용뿐만 아니라 전개 방식과 형식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전개 과정이 어색하면 좋은 글이라고 말할 수 없다. 학술 글쓰기 초심자의 경우에는 한 편의 글을 균형 있게 완성해 본 경험이 적다. 특히 이런 경우에는 글의 전개 방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초심자의 경우에는 많이 사용되는 전개 방식을 자주 보고, 대표적인 유형을 형태적으로 학습하고, 자신의 글쓰기에 적용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초심자의 경우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글을 성공적으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전체 구조를 미리 결정하고 채워 나가기’ 방식이 유용하다. 모든 글에는 나름의 진행 방식, 혹은 구조가 미리 존재하는 법이다. 예를 들어,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기-승-전-결’ 혹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을 기대하면서 읽는다. 소설을 창작하는 사람 역시 이 구조를 염두에 두면서 글을 쓴다. 마찬가지로 대학 학술리포트에서도 자주 쓰는, 효과적인 전개 방식이 존재한다. 이 전개 방식들을 익혀둔다면 글을 읽을 때에도, 글을 쓸 때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자신의 글에 어울리는 형식을 먼저 고른 다음, 그 형식 위에 내용을 채워 보면 전체 구조를 보다 쉽게 완성할 수 있다. 이때 형식의 길이는 표본에 딱 맞출 필요 없이 자신의 스타일대로 가감할 수 있다.

 

 

‘내용 전개 방식’에는 무엇이 있을까?

 

‘내용 전개 방식’을 쉽게 이해하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개요’를 떠올리면 된다. 전체 구성의 뼈대가 되는 개요야말로 ‘내용 전개 방식’과 가장 비슷한 용어다. 학술리포트에서 반드시 활용하도록 정해진 ‘개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활용도가 높은 ‘전개 방식’들은 분명 존재한다. 우리가 자주 볼 수 있고 활용하는 전개 방식들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대표적인 작품 분석 중심의 전개 방식

순차적 시간 흐름에 따른 전개 방식

유형 분석 중심의 전개 방식

비교 중심의 전개 방식

문제점 지적 및 해결책 제시 전개 방식

 

바로 가장 마지막에 적혀 있는 ‘문제점 지적 및 해결책 제시 전개 방식’이 여기서 다루려는 ‘문제 해결하기’ 방식에 해당한다.

 

 

‘문제 해결하기’ 방식 개괄

 

‘문제 해결하기’ 방식의 장점과 유의점

 

‘문제 해결하기’전개 방식에는 다음과 같은 장점이있다.

 

상대적으로 전개 방식이 명확하고 분명한 편이어서 내용만 있다면 구성하기 쉽다.

비판적인 글쓰기에 적합하다.

분석의 초점이 문제점과 해결책이라는 영역으로 분명하게 맞춰진다.

문제와 해결책 찾기라는 임무가 분명하므로 글이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될 염려가 비교적 적다.

 

‘문제 해결하기’ 전개 방식을 잘못 적용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긴다.

 

글이 도식적이고 딱딱해지는 경우가 있다.

기계적으로 적용할 경우, 진정한 비판이 아니라 대상의 단점 찾기로 빠지는 경우가 있다.

문제점과 해결책이 서로 연결되지 않아 곤란한 경우가 있다.

글의 주제와 관련된 중요한 내용도 문제점과 해결책에는 해당하지 않으면 글에 넣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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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해결하기’ 전개 방식을 선택한다면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자. 비판은 온당하게 가치와 의의를 판단하는 것이고, 비난은 단점을 찾아 가치를 하향 평가하는 것이다.

문제점 찾기를 위한 문제점 찾기, 비판을 위한 억지 비판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해결책이 지나치게 상투적이고 뻔한 내용,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할 정도로 지나치게 이상적인 내용이 아닌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문제 제기’와 ‘문제 해결하기’의 차이점

 

학술 활동 중에 우리는 ‘문제 제기’라는 용어를 자주 듣고, 사용한다. 여기에서 ‘문제 제기’와 ‘문제 해결하기’의 ‘문제’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이 두 용어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다.

 

‘문제 제기’는 글의 서두에서 제시되는 내용으로 글 전체의 목적과 필요성을 함축하고 있다. 즉 ‘문제 제기’란 그 글의 명제가 ‘무엇’이고, 이 명제가 논의 혹은 고찰 대상이 될 정도로 ‘중요’하다는 내용에 해당한다. 모든 학술 글쓰기에는 ‘문제 제기’가 필수적으로 동반된다. ‘문제 제기’가 무엇이냐에 따라 그 글이 주장, 논증, 이해, 분석 등 무엇을 중심으로 할 것인지가 결정된다.

 

‘문제 제기’가 모든 학술 글쓰기의 필요 요소라면, ‘문제 해결하기’는 그 하위 글쓰기 방식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문제 해결하기’에서의 ‘문제’는 ‘논의의 가치가 있다’는 뜻보다는 ‘해결하고 보완해야 할 특징이나 내용’에 가깝다. 이런 의미의 문제점들에 대해 고민하고, 도출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전개 방식이 바로 ‘문제 해결하기’의 글쓰기인 것이다. 위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문제 제기’의 ‘문제’는 연구하기 좋은, 연구하면 좋은, 연구할 가치가 있는 문제를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논의의 필요성’, ‘가치’로 이해하면 좋다. 그리고 ‘문제 제기’는 글의 초반부부터 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문제 해결하기’의 ‘문제’는 일반적인 ‘problem’에 가까운 의미다. 이 문제는 분석을 통해 도출되고 정리되며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이 ‘문제’는 글의 본론에서 자세하게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 해결하기’ 방식의 실제 적용

 

‘문제 해결하기’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 파악이다. 해결보다 문제가 선행하기 때문에 문제가 무엇이냐에 따라 글의 방향, 수준, 양이 달라진다. 다음 예시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하기’ 방식의 일반적인 구조와 주의사항을 살펴보도록 하자.

 

[예시 1]

 

한국의 고령화 심화 현상에 대한 비판적 고찰

– 문제점과 해결책을 중심으로

 

1. 서론

2. 고령화에 따른 문제점 분석

2.1. 노년 부양비의 부담 증가

2.2. 전통적 노동 시장의 규모 축소

2.3. 고령자의 문화 소외 현상 대두

3.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 모색

3.1. 실질적인 육아장려정책 실시

3.2. 고령자 고용 정책의 다양화와 확대

3.3. 다양한 실버 문화사업 증진

4. 결론

 

 

위 개요는 ‘문제 해결하기’를 전개 방식으로 도입한 글이다. 이 글의 ‘문제 제기’는 한국 사회가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해결책을 모색해보자는 것이다. 본론은 각각 문제점과 해결책으로 나뉜다. 이 개요는 전형적인 문제점 지적 및 해결책 제시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런 경우에는 부제에서 문제점과 해결책 제시를 중심으로 한다고 밝히는 경우가 많다.

 

tips

문제점과 문제점은 거의 대등한 위상, 범주, 가치를 지니는 것이 좋다. 문제점이 다른 문제점의 하위에 놓이거나, 다른 문제점보다 지나치게 지엽적이거나 사소한 경우는 좋지 않다. 개요의 원칙에서도 2.1. 항목과 2.2. 항목은 서로 위상이 비슷한 항목을 배열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첫째 문제점과 둘째 문제점은 각각 2.1.과 2.2.를 차지하는 항목이므로 이들의 위상은 대등한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점과 해결책을 둘 다 제시하는 경우에는 각각의 문제점과 해결책이 대응하는 구성이 좋다. 2.1.에서 지적된 문제점은 3.1.의 해결책으로 이어지고 2.2.의 문제점은 3.2.의 해결책으로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마찬가지로 문제점의 수와 해결책의 수 역시 대응하는 것이 좋다. 문제점을 잔뜩 찾아놓고 해결책은 뭉뚱그려 제시한다거나, 추상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좋지 않다. 어쩔 수 없는 경우, 즉 각각의 문제점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을 경우에는 미리 그 점을 밝히고 문제점 분석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언급해야 한다.

 

[예시 2]

 

청소년의 게임 중독 문제에 대한 고찰

– 문제점 지적과 해결책 제시를 중심으로

 

1. 서론

2. 청소년 게임 중독의 문제점

2.1. 사회적 문제점

2.2. 경제적 문제점

2.3. 문화적 문제점

3. 청소년 게임 중독의 해결책

3.1. 사회적 해결책

3.2. 경제적 해결책

3.3. 문화적 해결책

4. 결론

 

 

위 개요는 문제점 지적과 해결책 제시의 전형적 방식을 보여준다. 내용상 수준 높은 개요는 아니므로 학생들은 위 내용까지 따라 학습할 필요는 없다. 내용의 식상함과 도식의 딱딱함을 차치하고 기본 골조를 확인하길 바란다. 위 개요에서 우리가 주의 깊게 살필 부분은 내용이 아니라 전형적인 형식 부분이다. 위 개요를 보면, 문제점 세 가지와 해결책 세 가지가 각각 순서대로 대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개요도 문제점이 선행하고 해결책이 후행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여기서 확인할 부분은 문제점의 수와 해결책의 수가 일치한다는 점, 문제점이 ‘사회-경제-문화’의 수순으로 지적되었다면 이후 해결책 역시 ‘사회-경제-문화’의 순서로 제시된다는 점이다. 대개 이러한 방식으로 문제점과 해결책이 대응된다는 점이 ‘문제 제시 및 해결하기’ 전개 방식의 특징이다.

 

단, 문제점과 해결책의 발견과 대응에만 집중하여 진정한 ‘문제 제기’에 대한 응답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문제점과 해결책의 제시는 글 전체를 아우르는 ‘문제 제기’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므로 이 문제점과 해결책 제시를 통해 해당 글이 얻을 수 있는 연구 성과와 의미에 대한 언급이 결론 부분에서 종합적으로 언급될 필요가 있다.